categorized under 푸른 혼 & written by 달콤쌀벌
그야 김이듬과 프란시스코 드 고야가 , 제각각 귀에 물을 쏟으며 서로를 꿰매고 갖다 붙일 때, 엄마가 귓속에서 살려 줘 울며 보챌 때, 늙은 나폴레옹이 혀짜래기소리를 하고 귀머거리 고야가 , 스페인 혁명사와 무관한 살모사 도감을 볼 때, 이름 밝히길 꺼려 하는 공중보건의가 ,
대부분의 미술해부학자는 5월 2일의 경우 반출이 어렵다고 잘라 말하지. 이날 아침부터 수십 년 동안 출산을 진행 중인 지겨워요, 어머니. 고야의 5월 3일 역시 반입반출이 어렵다네? 5월 3일부터 이듬, 자, 우유 먹자, 무슨 말을 하는지 못 알아듣습니다.
양수가 터지고 폭탄이 터지고 마드리드가 터졌다지.
또 터져버리고 싶은 거 없으십니까?
근무지를 이탈한 병사는 애인의 목을 졸랐을 거야.
시립병원 끝방 , 미혼모와 고아의 사인은 과다출혈이었다지.
내가 태어난 것은 나와 관련 없는 사건이었을 거야, 뻔해.
고야는 , 5월 2일은 밖으로 나갈 수 없지.
장기적인 보존을 위해 어쩔 수 없대.
엄마의 5월 2일은 훼손 정도가 심해 확인이 금지되었어.
서로 전혀 무관한 일이지 폭력적인 결합을 원해?
넌 빨리 부패하고 싶어 온도와 습도와 빛을 조절했었어.
적절한 부패의 조건이 적당한 생존의 조건이 될 줄 알았다면
무조건 엄마와 관련 있는 것들을 수집하진 않았겠지.
엄마는 무슨 잡동사니 전시장 같은 내 방 한가운데 있어.
봐, 저기 침대에 누워 있잖아? 이제 밀반출은 엄두도 못 내.
냄새만 풍기지, 하필 오늘이 내 생일이라서 죽은 척 하시는 거라고!
김이듬 '고야와 나의 오월'
'푸른 혼' 카테고리의 다른 글
| 김이듬 - 고야와 나의 오월 (0) | 2009/06/19 |
|---|---|
| 이영광 - 호두나무 아래의 관찰 (0) | 2009/04/23 |
| 김소진 - 개흘레꾼 (0) | 2009/04/14 |
| 유년의 뜰 - 오정희 (0) | 2009/04/14 |
| 김수영 미발표작 '김일성 만세' (0) | 2009/04/01 |
| 민족시인 신동엽의 생애 (0) | 2009/03/24 |









